속초의 하루는 두 개의 시간표로 돌아간다
새벽 다섯 시 반, 속초 중앙시장 골목의 불이 하나둘 켜질 무렵과 정오 무렵 해수욕장 주차장 입구에서 차량 행렬이 꼬이는 시각은 같은 도시의 풍경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이질적이다.
새벽 다섯 시 반, 속초 중앙시장 골목의 불이 하나둘 켜질 무렵과 정오 무렵 해수욕장 주차장 입구에서 차량 행렬이 꼬이는 시각은 같은 도시의 풍경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이질적이다.
최근 속초를 찾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하나 있다. 렌즈를 든 사람들이 단순히 유명하다는 지점을 도장 찍듯 돌지 않고, 같은 장소라도 어느 시간에 가야 하는지를 먼저 묻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속초 중앙시장 입구에서 목줄을 짧게 잡은 채 발걸음을 멈춘 중장년 여행자가 있었다. 옆에는 중형견 한 마리. 그는 “시장이면 어디든 데리고 들어갈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다가, 몇몇 상점 앞에서 정중히 손짓을 받고 되돌아 나왔다.
속초에서 공공 자전거와 공유 이동 수단은 짧은 거리 이동에는 분명히 유용하지만, 모든 상황을 해결해 주는 만능 교통수단은 아니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이 수단들은 해안 산책로나 시내 중심의 단거리 이동에서 강점을 보이고, 설악산 방면이나 근교 드라이브처럼 거리와 경사가 큰…
속초에서 작은 가게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가장 자주 던지는 질문이 있다. “속초는 언제 장사가 잘 되나요?”라는 물음이다. 그런데 이 질문에 곧바로 답을 주는 순간 대화가 산으로 간다. 성수기 이야기만 반복하면 정작 중요한 판단 기준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속초 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숙소와 맛집, 설악산 코스와 해수욕장 동선까지는 꼼꼼히 챙기면서 정작 “여행지에서 갑자기 아프면 어디로 가야 하지”라는 질문은 뒤로 밀려나기 쉽다.
거리 단위로 따져보면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속초 시내에서 해수욕장 백사장까지 걸어서 닿는 숙소와, 중앙시장 입구까지 걸어서 닿는 숙소는 직선거리로 보면 그렇게 멀지 않다. 그런데 막상 며칠 묵어보면 두 지역의 하루 동선은 거의 겹치지 않는다.
한 지역을 방문한 사람 가운데 혼자 온 비율을 정확히 집계한 공식 자료는 찾기 어렵다. 다만 여러 숙박·교통 예약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반적 경향을 보면, 특정 계절에 1인 예약 비중이 눈에 띄게 올라가는 구간이 있다.
속초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진 오해가 하나 있다. “차가 없으면 속초에서는 아무것도 못 한다”는 말이다. 이 통념은 절반만 맞다.
아침 여섯 시 반, 속초 중앙시장 골목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관광객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손에는 장바구니가 들려 있고, 특정 가게 앞에서 멈춰 서서 오늘 반찬거리를 고른다. 은퇴 후 두 달째 속초에 머무는 한 사람은 이 장면을 보며 이런 질문을 던진다.